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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

온투업 투자, 첫 원금 손실의 아픔 - 크로스파이낸스

개요
첫 번째 투자

투자 성과
원금 손실 위기
현재 상황 및 발생 원인

느낀 점

 

개요


2022년 2월 17일, 저는 온투업에 첫 투자를 했습니다.

이후 2년 5개월 동안 안정적인 수익을 경험하며 투자하는 재미에 빠졌고, 온투업에 대한 믿음도 키워왔습니다.

그러나 2024년 8월 5일, 저는 처음으로 원금 손실이라는 웃지 못할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동안 겪은 온투업 투자 과정과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공유하고, 이 과정에서 깨달은 점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첫 번째 투자


직장 동료의 영향을 받아 온투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그 동료는 온투업 투자를 통해 연 순수익 10% 이상을 벌고 있었습니다.

적금밖에 몰랐던 저에게는 그 고수익이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그 결과 온투업 투자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거나 매출 채권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상품은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다고 생각하여 시작했던 거 같습니다.

 

당시 제가 선택한 플랫폼은 '데일리펀딩'이었습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말이 있듯이, 고수익은 그만큼 위험성을 동반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만큼 최대한 덜 위험하고 리스크 관리를 잘하는 플랫폼을 원했고, 당시 부실률이 0%인 '데일리펀딩'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첫 투자 내역

첫 투자는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했습니다. 잃어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10만 원이라는 비교적 적은 돈을 투자를 했습니다.

초기에는 담보가 설정된 상품이나, 직장 동료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실하게 상환하는 차주의 상품에 주로 투자했습니다.

그렇게 한 번, 두 번 무사히 상환될 때마다 온투업에 대한 안정감과 신뢰가 커져갔고, 투자 금액을 점차 늘렸습니다.

 

투자 성과


최소 투자 금액은 만 원부터

2년 5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정말 열심히 돈을 모으고 꾸준히 투자했습니다.

(사고 싶은 것 안 사고, 소비를 줄여가며 정말 열심히 모았습니다 ㅎ)

 

결국 일반 투자자 등급의 투자 한도인 4,000만 원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2년 5개월 동안 투자한 성과

누적 투자 금액은 2억 6,000만 원이며, 총수익(세후) 400만 원입니다.

투자 한도를 가득 채운 후, 많게는 매달 28만 원 정도의 수익이 들어왔습니다.

 

한 달 생활비를 30만 원으로 설정한 저로서는 추가 지출 없이, 소득을 계속 모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회사 생활을 시작하고 4,000만 원을 모았다는 사실도 매우 뿌듯했습니다.

 

원금 손실 위기


제가 투자하는 상품들의 종류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변화를 겪었습니다.

초기에는 LTV가 낮은 주담대와 믿을 수 있는 법인신용 상품에 투자하다가, 점점 매출채권 선정산 상품으로 비중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주담대와 법인신용 상품은 대출 기간이 길고, 아파트 가격 하락이나 기업의 신용도 등 리스크가 비교적 높기 때문입니다.

반면, 매출채권 선정산 상품은 대출 기간이 매우 짧고, 양수도계약을 통해 정산대금 입금계좌도 변경하기 때문에 이커머스 플랫폼이 망하지 않는 한 더 안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설마 티몬, 위메프가 망하겠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티몬과 위메프의 부도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번 사태로 인해 많은 셀러들이 피해를 입었고, 연관된 선정산 업체나 PG사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사태는 아직 해결 중이며 선정산 시장 자체가 위축될 것이라고, 선정산 외에 다른 상품에 투자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식도 소소하게 하고 있어서 현금 유동성을 갖고 싶었기 때문에 대출 기간이 긴 주담대와 법인신용에 전부 넣는 것은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러던 중, 새로 입사한 직장 동료와 재테크 관련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른 온투업 플랫폼에 투자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플랫폼은 '크로스파이낸스'로, 카드매출 선정산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온투업 플랫폼이었습니다.

 

카드매출 선정산은 매출채권 선정산보다 더 짧은 대출 기간을 가지고, 최근 티몬, 위메프가 망하면서 피해를 입긴 했지만 오프라인 매출도 있어서 비교적 안전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피 땀 흘려 번 저의 소중한 돈을 이렇게 잃을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ㅠㅜ)

 

현재 상황 및 발생 원인


상환 지연 안내

하지만 저의 투자금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내용을 보면 대행사의 자금 유동성 부족으로 상환이 지연되었다고 합니다.

 

 

크로스파이낸스 상품 구조

크로스파이낸스의 상품 구조를 살펴보면, 소상공인들은 매출을 담보로 선정산 업체에 선정산 신청을 합니다.

이후 선정산 업체는 온투업체에 대출을 요청하여 필요한 자금을 조달합니다.

 

선정산 업체는 온투업체에서 받은 대출금을 소상공인에게 선정산 해주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합니다.

또한 선정산 업체는 소상공인들이 PG사(결제대행사)로부터 정산받을 금액을 양도 통지를 통해 확보할 수 있도록 정산 계좌를 변경하여 안전장치를 마련합니다. 정산금이 입금되면 선정산 업체는 온투업체에 상환을 진행하고, 선정산 수수료를 제외한 남은 정산금은 다시 소상공인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문제는 '루멘페이먼츠'라는 PG사가 정산금을 지급하지 않아 상환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온투업체 입장에서는 대출자가 선정산 업체이기 때문에 추심을 진행할 수 있지만, 더 큰 문제는 PG사와 선정산 업체가 동일 법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선정산 업체가 10여 개의 달한다고 합니다.

결국, 선정산 업체를 통해서도 돈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투자 중인 14,480,000원

크로스파이낸스에 투자 중인 금액은 약 1,500만 원입니다.

20대 청춘을 쏟아 열심히 번 돈으로 정말 열심히 모았는데.. 한 순간에 다 날아갔습니다. ㅠㅠ

 

 

크로스파이낸스 피해자 오픈채팅

피해자 오픈채팅방에 가입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ㅠㅜ

다들 금감원 민원을 넣고, 루멘그룹, 크로스파이낸스 회사 찾아가고, 루멘페이먼츠로 흘러들어가는 자금을 막기 위해 1차 PG사를 찾아 나서고 있습니다.

 

 

금감원 민원 접수

금감원에 민원 접수도 해보고, 정말 평생 못 해볼 경험들을 다 해보고 있습니다. ^^

 

느낀 점


아직도 이번 사태가 실감 나지 않습니다.

마음 한편에 '혹시라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며 일말의 희망을 품고 있지만, 상황을 지켜볼수록 원금 회수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내가 지금까지 해온 것이 진짜 투자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었습니다.

법인신용과 개인신용 상품, 매출채권 선정산, 그리고 이번에 피해를 입은 카드매출 선정산 등 온투업 상품들을 살펴보면, 대다수의 경우 상환재원으로 리파이낸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리파이낸싱 상품을 계속 만들어 대환 처리하며 대출을 연장하고 돌려 막기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만약 리파이낸싱 상품 모집이 중단된다면?

상환해야 할 시점이 왔을 때 재무 상태가 좋지 않아 상환을 못하는 상황이라면?

딱 맞춰 돌아가던 톱니바퀴에 균열이 생기고 모든 것이 무너집니다.

 

선정산과 주담대는 담보물이 존재하지만, 셀러가 파산하거나 아파트가 경매로 넘어가 제 값을 받지 못하게 된다면 결국 원금을 모두 잃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고수익률을 제공하는 만큼 높은 위험이 따르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온투업이 진정한 투자가 될 수 없는 이유는 그것이 단지 욕망에 의해 움직이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주식 투자에서는 기업의 가치, 기술, 성장성 등을 분석하며 그 미래에 투자합니다.

반면 온투업에서는 이미 정해진 결과가 무사히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담보로 잡힌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지 않기를',

'셀러의 상품이 환불되지 않기를',

'지금 투자하는 리파이낸싱 상품도 나중에 다른 리파이낸싱 상품으로 상환되겠지.'

많은 투자자들이 이러한 마음으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제공되는 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아파트 가격 상승이나 셀러의 매출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미래를 생각하며 투자하기보다는 습관적으로 관성에 따라 투자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확신합니다.

저 역시 과거의 투자에서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 아닌, 그저 기도하는 것에 그쳤음을 깨달았고,

그것이 사실상 자본 증식을 위한 투기였다는 점을 느끼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Reference


[1] https://n.news.naver.com/article/030/0003229479?sid=101

[2] https://biz.chosun.com/stock/finance/2024/08/06/MGYEIPSOTND4VL4GC5B2Q7UDDU/

[3] https://n.news.naver.com/article/003/0012714331?sid=101